자기 성찰: “'테오리아' 자기 바라보기”

시편 46:10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 내가 열방과 세계 중에서 높임을 받으리라 하시도다."

이 구절은 하나님 앞에서 잠잠하고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성경은 자신을 돌아보고 하나님의 뜻에 집중하라고 가르친다. 이는 헬라어의 ‘테오리아(Theoria)’와 같은 자기 성찰의 개념으로, 내면의 탐구와 집중을 통해 본질적인 나의 모습과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의 삶 속에서 이러한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 성경적 패러다임인 직시, 유기, 추상, 패기의 네 단계를 적용해 볼 수 있다.

1. 직시(Direct Seeing) - “현재 상태의 직면”

먼저, 직시는 지금의 나의 상태와 마음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삶에서 내가 서 있는 위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단계이다. 예를 들어, 바쁜 일상 속에서 나는 정말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시편 139:23-24절에서 다윗은 "하나님이여 나를 살피사 내 마음을 아시며 나를 시험하사 내 뜻을 아옵소서. 내게 무슨 악한 행위가 있나 보시고 나를 영원한 길로 인도하소서"라고 기도한다. 이처럼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내면을 살펴보시도록 청하며, 자신의 부족함과 내면의 혼란을 있는 그대로 직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나의 목표가 오직 성과와 성공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이 순간 그 집착이 나의 영혼을 병들게 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2. 유기(Letting Go) - “집착과 욕심 내려놓기”

직시한 후에는 불필요한 집착과 세속적인 욕심들을 내려놓는 유기의 단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붙들고 있는 잘못된 생각, 감정, 그리고 세속적인 성공에 대한 집착들을 포기할 용기가 필요하다. 누가복음 14:33에서 예수님은 "이와 같이 너희 중에 누구든지 자기의 모든 소유를 버리지 아니하면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라고 하셨다. 여기서의 ‘소유’는 단순히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나의 자아와 고집, 그리고 나의 계획까지도 포함된다. 무함마드가 자신을 둘러싼 복수와 갈등의 아랍 사회에서 잠시 물러나 자신의 욕망을 내려놓고 히라 동굴에서 명상했던 것처럼, 우리는 잠시 우리의 경쟁적인 삶에서 벗어나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 예를 들어, 나의 자존심이 부딪히는 가족관계에서 상대를 비난하기보다 나의 고집과 자아를 내려놓고 그들을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로 유기의 실천이다.

3. 추상(Abstraction) - “본질을 발견하기”

유기를 통해 마음을 비우고 나면, 이제는 추상의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추상은 세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나의 삶에서 무엇이 진정으로 중요한지, 무엇이 나를 하나님과 더 가까이 하게 하는지에 집중하는 단계이다. 필립보서 3:8에서 바울은 "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이라"라고 고백한다. 이는 세상의 모든 것보다 예수님과의 관계가 본질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이 단계에서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무엇이 나를 가치 있게 만드는지를 발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의 성공이나 사람들의 인정이 아닌, 하나님의 뜻에 따라 가족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섬기는 것이 나의 본질적 사명임을 깨닫는 것이 추상의 실천이다.

4. 패기(Courage) - “새로운 목표로 나아가기”

마지막 단계는 패기이다. 패기는 직시, 유기, 추상을 통해 발견한 진정한 목표와 가치를 삶 속에서 용기 있게 실천하고, 변화된 나의 모습을 유지하며 나아가는 단계이다. 디모데후서 1:7에서 바울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오직 능력과 사랑과 절제하는 마음이니"라고 가르친다. 우리는 깨달은 진리를 용기 있게 실천함으로써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 예를 들어, 내가 내면의 탐구를 통해 가족과의 관계가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이제는 그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용기 내어 먼저 사과하고, 대화를 시도하며, 섬기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마치 모세가 광야에서의 깨달음을 바탕으로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로서 위험을 무릅쓰고 애굽으로 돌아가 백성들을 구해낸 것처럼, 우리는 내가 깨달은 진리를 삶 속에서 용기 있게 실행해야 한다.

결론: 일상 속의 테오리아

“테오리아”는 일상 속에서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를 통해 내면의 변화를 추구하고, 나의 본질을 깨달아 삶 속에서 그 진리를 실천하는 자기 성찰의 과정이다. 이 과정은 단순한 자기 탐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정결하게 하고 하나님 앞에서 나의 소명을 분명히 발견하며, 이를 실천함으로써 나와 이웃을 사랑하는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 일상 속에서 짧은 순간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내어 오늘의 나를 직시하고, 나의 집착과 욕심을 내려놓으며, 하나님의 뜻을 묵상하고, 용기 있게 그 뜻을 삶 속에서 실천하기를 다짐하자.

이 네 단계를 통해 우리의 일상은 하나님께 드리는 거룩한 예배가 되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과 하나 되는 ‘테오시스(Theosis)’의 경지에 이르게 될 것이다. 테오리아는 특별한 순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의 모든 순간을 통해 우리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이루게 하는 영적 여정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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